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천한 마은혁·정계선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 신속한 심리와 선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는 심판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 보장과 충실한 심리를 함께 강조했다.
세 후보자는 17일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탄핵 심판의 적합한 심리 기간’에 관해 이같이 답했다.
마 후보자는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선고를 마쳐야 한다는 헌법재판소법 38조를 인용,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이 종결될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만큼 심리가 불필요하게 지연되면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신속하게 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 후보자도 “신속하고 집중적인 심리가 필요하다”는 유사한 견해를 밝혔다.
대구 두피문신조 후보자는 헌재법에서 ‘재판관의 궐위로 7명의 출석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궐위된 기간은 심판 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불합리하게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헌법재판은 당사자들의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충실하게 심리할 것까지도 요구되므로 적정한 심리 기간에 대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세 후보자는 탄핵심판과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될 경우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재판부 재량’을 강조했다. 헌재법 51조에 따르면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형사소송 판결이 난 이후 탄핵심판이 재개됨으로써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길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마 후보자는 “탄핵심판절차 정지 여부는 재판부가 사안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탄핵심판은 고위공직자를 파면시키는 절차이고,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절차이므로 양자는 별개”라면서도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문제”라고 입장을 내놨다.
조 후보자는 “엄격한 증거 법칙에 의해 판단되는 형사재판의 결과를 탄핵심판 절차에서 고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질서의 통일성과 당사자의 신뢰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헌재법 51조를 설명하며 “심판절차 정지를 재판부의 재량사항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동일 사유로 형사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탄핵심판 절차가 반드시 정지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안에 따라서는 형사절차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탄핵심판을 진행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세 후보자는 ‘국헌 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비상계엄 선포·확대의 경우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피문신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 등 군사반란 재판 당시 대법원판결을 예시로 들었다. 5·18 민주화운동 진압 등과 관련해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이 전 전 대통령에게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유죄를 선고한 판례다.
민주당이 추천한 정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 후보자는 각각 해당 판결에 대해 “존중한다”고 답했다.
‘대통령경호처의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 방해행위가 헌법상 규정된 영장제도를 침탈하는 행위인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마 후보자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답변했고, 정 후보자와 조 후보자는 “적법하게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이 위법하게 방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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